그젠가..잠을 자려고 딱 준비를 하고 불을 끄고 옷을 다벗고 침대 누웠는데 아빠가 들어오는소리가 들렸다..평소같았으면 다녀오셨냐고 인사하고 들어왔을텐데 다시 옷을 입기도 귀찮고 해서 -나는 잘때 다벗고 잔다-그냥 자는척 크리~ 그런데 술을 많이 드셨는지.. 엄마한테 언성높여 무슨 말씀을 하는데.. 그 톤이 싸우는 톤은 아니였고. 일하시다 또 무슨 속상한일 있으셨나... 싶어 궁금해서 나가볼까 했으나 이내 잠이 들었다.. 그리고 어제 저녁에 야구를 보면서 런닝머신위에서 걷고 있는데 아빠가 친구분 이야기를 해주시는데..아 어제 아빠 그래서 술마셨구나.. ㅠ.ㅜ 했다. 얘기듣다가 나도 엉엉 울어버렸으니...
아빠 다니던 직장 옆 공장에 공무부 부장이 있었는데 같이 테니스도 치고 하는 업무도 비슷하고 하여 친하게 지내시던 분인가보다.. 내내 청주공장 공무부장으로 있다가 올해 초에 서울 본사 기획실장으로 올라가셨다는데 거기 거치고 오면 내년이면 청주공장 공장장으로 돌아오시는 코스라고..하여 올라갔는데..스트레스가 어찌나 많은지...앉아있는 자리 뒷편 오른쪽으로는 회장실 왼쪽으로는 부회장실 인데 언제 어디서 누가 나올지몰라 자리에 거울을 두고 항시 긴장상태였다 하셧다..
7시반이면 회장이 출근을 하는데 매일매일을 어제 있었던일 브리핑을 받는데..약 6여개월을 서울에 근무하면서 한강을 한번도 못봤다고 하니 말다했지...뼈빠지게 직장생활하며 아들이랑 마누라 호주로 유학보내놨더니 마누라는 호주에서 바람이나서 돌아오지도 않고.. 아들은 엄마가 그러고 있으니 학교도 제대로 못 마쳤다 하고.... 아무튼 이분께서 한 2년 전부터 이빨이 그렇게 아파서 치과다니면서 치료만 받고 그래도 아프다 아프다 그랬는데 워낙 일이 바빠 제대로 볼 생각도 못하고 그랬는데 며칠전 또 이가 아프다 아프다 그랬는데..어느순간 말이 제대로 안나오더라 해서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해보니 뇌 혈관에 일부분이 막혀서 땡땡 불어있더라고... 그걸 수술일정을 잡는데 그분 형님께서 충북대학교 약대 교수로 계시는 모양인지라 수술을 충북대병원에서 그제 하자 하고는 내려와 수술을 받는데 수술숭 뇌혈관이 터져서...그만 뇌사 상태;; ;;;;;;;;;;;; ;;;;;
헬기로 급하게 서울로 옮겨봤으나 이미 늦었다고 하고 아마도 1주일 내에 돌아가실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는데..배웠다는 형이라는 사람이.. 그런 중요한 수술을 왜 대학병원에서 하자 했을까 싶어..병문안 온 모든 사람이 그 형을 원망했다고는 하는데..이제와서 원망이다 무슨 소용이람...형님도 마음 많이 아프실텐데..에효...
아버지의 이름으로 직장생활을 평생 한다는게 진짜 쉬운일이 아니다.
제작년 정리해고 비스무리 하게 30년 다니던 직장에서 나온 울아빠는 회사 딱 그만두고는
살이 뽀얗게 올라서 거짓말 안하고 10년은 더 젊어진것 같은 느낌이..그게...아버지의 이름으로 직장생활을 할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벗어난 심적 안정감 때문이였나보다.
런닝머신에서 내려와 아빠얘기를 한참 듣다가 울다가 웃다가 하다가 우스갯 소리로 아빠도 제대로 다녔으면 올해가 정년퇴직인데..그전에 머리핏줄 터졌을지도 모르겠수~ 했드니..아마 히로-당시 아빠랑 부딪치는게 많았던 쫀쫀한 일본인 상사-랑 계속 일했으면 그랬을지도 몰라... 하신다...
대한민국 모든 아부지 화이팅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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